‘1500만원 계약’ 日 독립리그 투수, 벌써 2승 몸값 다 했네…KBO 최초 ‘대체 선수’ 성공기 쓴다
[OSEN=인천, 한용섭 기자] SSG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13일 KIA와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된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OSEN=인천, 한용섭 기자] 벌써 2승을 거뒀다. 1500만원 계약으로 가성비 최고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의 외국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시즌 2승을 기록했다. 시라카와는 1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5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SSG는 7-1로 승리했다.
전날(12일) 16안타 13득점으로 폭발한 1위 KIA 타선을 직구와 커브 위주의 피칭으로 잘 봉쇄했다. 시라카와는 투구 수 91구를 던졌는데 직구 57개, 커브 21개, 슬라이더 7개, 포크볼 6개를 던졌다. 직구 최고 구속 148km가 나왔고, 낙차 큰 커브의 위력이 좋았다.
1회 박찬호와 이창진을 모두 빗맞은 2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커브로 배팅 타이밍을 무너뜨렸다. 김도영은 슬라이더(126km)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는데, 볼 궤적은 빠른 커브의 움직임이었다. 2회 KIA 중심타자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최형우는 2볼-2스트라이크에서 몸쪽 커브(112km)로 헛스윙 삼진, 나성범은 풀카운트에서 바깥쪽 직구(147km)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3회 소크라테스를 커브(114km)로 3구삼진을 잡았다. 김태군에게 볼넷, 서건창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위기였다. 박찬호의 땅볼 타구를 3루수가 한 번 떨어뜨리면서 병살은 실패했다. 2사 1,3루에서 이창진에게 좌선상 2루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다. 2사 2,3루 위기에서 김도영을 유격수 땅볼로 잘 막아냈다.
4회 2사 1루에서 소크라테스를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2사 1,2루에서 김태군을 3루수 땅볼로 실점없이 위기를 넘겼다. 5회 삼자범퇴로 끝냈다.
[OSEN=최규한 기자] SSG 선발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가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4.06.01 / [email protected]
시라카와는 경기 후 “마운드가 어떻다 신경 쓰기 보다는 오늘은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 지난 경기에서는 어떻게 해야 될지 조금 헷갈리는 것도 있었고, 아쉬운 점이 많았다. 긍정적인 생각을 해야지, 부정적인 생각으로 마운드에 서면 안 될 것 같아서 그 점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전 부진에 대해 시라카와는 “롯데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조금 부담 됐다. 긴장감 때문에 구속이 조금 떨어진 것 아닌가, 경직된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되돌아봤다. 시라카와는 이날 결정구 커브에 대해 묻자, “포수 김민식 선수의 잘 리드를 해줘서, 포수의 볼배합이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낯선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 시라카와는 “한국어를 모르다 보니 택시도 혼자 타지 못한다. 통역이 많이 도와주고 있다. 생활 용품을 사러 가거나, 식사를 하러 가거나, 혼자 할 수 있는 건 잘 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최근 홍대 입구를 갔다가 사진이 찍힌 적이 있다. 홍대 나들이를 묻자, 시라카와는 “일본에서 시골에 살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다니는 곳 마다 큰 도시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숭용 감독은 일본 독립리그는 경기 수가 적어서 선발 등판 간격이 9~10일 정도 된다고 했다. 시라카와는 KBO리그에서 5일 휴식 등판을 해야 한다. 그는 "5일 쉬고 로테이션을 도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다. 하지만 내 자신이 조금 더 '레벨 업' 하기 위해서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보였다.
[OSEN=최규한 기자] SSG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 2024.06.01 / [email protected]
SSG는 외국인 투수 엘리아스가 6주 부상을 당하면서 부상 대체 선수로 시라카와를 총액 180만엔(약 1582만원)에 계약했다. KBO는 2024시즌부터 외국인 선수가 시즌 중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할 경우 대체할 수 있는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제도’를 도입했고, 시라카와는 KBO 최초 ‘대체 선수’로 SSG 유니폼을 입었다.
시라카와는 일본 도쿠시마현 출신으로 2020년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에 입단했다. 시라카와는 지난해 15경기(55⅔이닝)에 등판해 4승 3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며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팀의 에이스로 3년 연속 개막전 선발투수로 등판한 시라카와는 올해 6경기(29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 2.17(리그 3위), 31탈삼진(리그 2위)을 기록했다.
데뷔전인 지난 1일 고척 키움전에서 5이닝 3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지만, 지난 7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1⅓이닝 7피안타 3볼넷 1탈삼진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이날 홈 데뷔전에서 다시 호투하며 승리를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