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한화의 경기. 타격하고 있는 삼성 박병호.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02/[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오재일의 KT 이적 후 첫 홈런포가 터졌다. 그러자 박병호는 결승타로 맞불을 놨다. 맞트레이드 당사자들의 '부활 찬가'가 함께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오재일은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 7회 스리에 쐐기를 박는 솔로 축포를 터뜨렸다.

이날 선발로 출전하지 못한 오재일은 팀이 8-0으로 앞서던 7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서 신본기의 대타로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는 KT의 11대3 대승.

오재일은 7회 바뀐 투수 김건국의 초구 컷패스트볼을 완벽하게 받아쳐 우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우리가 알던 오재일의 시원한 타격, 그 모습이 모처럼 만에 나왔다.

지난 시즌부터 지독한 부진에 울고 있던 오재일. 4년 총액 50억원의 FA 계약 마지막인 올시즌도 도무지 반등 기회를 잡지 못했다. 시즌 초반 2군에서 허덕였고, 1군 복귀 후에도 홈런 3개를 쳤지만 정확성이 너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다 반전의 기회가 생겼다. KT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구한 박병호의 반대급부로 지난 28일 전격 트레이드가 된 것. 하지만 KT 이적 후 4경기 기회를 받았지만 13타수 무안타로 최악의 성적을 내고 말았다.

사진제공=KT 위즈결국 2일 KIA전은 벤치 대기. KIA 선발이 좌투수 윤영철인 점도 감안이 됐다. 하지만 오재일은 편한 상황 대타로 나와 반전의 기틀을 마련하는 홈런을 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공교롭게도 삼성 이적 후 4경기 3홈런을 몰아치며 승승장구하던 박병호. 2일 한화 이글스전은 세 번째 타석까지 부진했다. 결정적 찬스 병살타에, 삼진도 있었다.

하지만 오재일의 홈런포 소식을 들었을까. 밀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솓아났을까. 불붙은 상승세는 꺼지지 않았다. 박병호는 양팀이 0-0으로 팽팽하던 8회말 무사 2루 찬스서 한화 불펜 이민우를 상대로 천금의 중전 결승타를 쳐냈다.

2B2S 상황 좌측 파울 홈런에 아쉬울 법 했지만, 침착함을 잃지 않고 풀카운트 승부까지 몰고 간 끝에 이민우의 직구를 기술적으로 밀어냈다. 원하던 코스는 아니었지만, 끝까지 컨택트에만 신경써, 힘으로 타구를 밀어내버렸다. 힘이 아닌 기술의 타격이었다. '국민거포'가 대구에서 부활하고 있다. 삼성은 박병호의 결승점을 간신히 지키며 1대0으로 승리, 박병호와 함께 주말 한화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