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라도 다녀와야 남자"…병무청 홍보영상
4·5급 치료비 지원제 등 소개영상에 일부 "현역·공익 갈라치기"
병무청 "본래 취지랑 다르게 논란돼 유감"…영상은 수정키로
병무청이 최근 유튜브 계정에 올린 병영생활 관련 홍보영상이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1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병무청은 지난 5일 공식 유튜브 계정에 '친구에게 듣는 군 생활 이야기'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시했다.
휴가를 나온 현역병이 입대 전인 친구 2명과 식사를 하며 군대 생활, 입대 관련 제도, 월급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설정이다.
문제의 발언은 현역으로 군 복무 중인 주인공이 당초 병역판정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았다가 병무청의 '슈퍼힘찬이 프로젝트'를 통해 체중 감량 후 현역으로 입대한 과정을 설명하면서 나왔다.
주인공은 "현역으로 갔다 와야 내 성격이 허락할 것 같아 슈퍼힘찬이 제도를 신청했다"라고 말했고, 이에 친구는 "하긴 네 성격에 군대라도 다녀와야 어디 가서 당당하게 남자라고 이야기하지"라고 답했다.
슈퍼힘찬이 프로젝트는 병역판정검사에서 시력이나 체중 등으로 4·5급 판정을 받은 사람이 현역 입대를 희망하는 경우 병원이나 피트니스클럽, 보건소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비용을 지원하는 제도다.
그러나 해당 대화 내용에 대해 일부 누리꾼은 '현역과 공익 갈라치기', '공익 비하 영상' 등이라며 반발했다.
정의당의 '당내당' 성격 청년 조직인 청년정의당도 반발했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헌신하는 청년들에 대한 심각한 비하 발언"이라며 삭제와 사과를 요구했다.
강 대표는 "최저임금조차 주지 않고 청년을 헐값 취급하는 대한민국 군대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병무청의 홍보영상에서 군의 현실에 대한 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고 월급이 올랐다느니 하는 미화만 가득했던 점도 유감"이라고 밝혔다.
병무청은 논란의 소지가 있는 영상 내용을 수정하기로 했다.
병무청 관계자는 "본래 취지랑 달리 논란이 된 것에 대해 유감"이라며 "앞으로 국민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병무행정을 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